※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그리움의 끝은 어디쯤인지 / 박성철

靑岩거사 2007. 6. 24. 07:20

      그리움의 끝은 어디쯤인지 / 박성철


      날씨 때문에 그대가 그립습니다.
      맑은 날엔 하늘이 높아 그대가 그립고,
      비 내리는 날엔 홀로 쓰는 우산이 익숙지 않아
      또 그대가 그립습니다.


      지나가는 사람 중에
      그대를 닮은 사람을 볼 때면 가슴이 아리고,
      어느날 문득 켠 TV프로에서 우연히 당신의 고향이라도
      나올 때면 허물어지는 가슴 주체할 수 없습니다.


      오랜만의 외출엔 어김없이 발길은
      우리가 늘 즐겨 찾았던 그 거리로 향하게 되고
      그 곳에서 우연히, 아주 우연히라도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부터 건넬까 하는 헛된 고민도 하게 됩니다.


      떠난 사람은 잊어야 한다고,
      떠난 사람은 지워내야 한다고,
      사람들은 충고하지만
      내겐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은 일
      시간이 흐를수록 자꾸만
      그대를 추억하게만 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그대를 잊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대 향한 그리움의 끝이 어딘지
      갈 데까지 가 볼 생각입니다.

      도대체 그리움의 끝이 있기나 한 건지
      한 번 부딪쳐 볼 생각입니다.


            -박 성철님의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