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당신은 이렇게 나에게로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08. 5. 24. 14:43




      당신은 이렇게 나에게로 / 冬木 지소영
                    
      소나무가 푸르름으로
      서 있는 길이 눈부셨습니다
      거기에 푸른 미소로
      서 계신 당신을 보았습니다

      몇 백년 주저앉은 자리에
      큰 품으로 뒷 짐 누인 채 버틴
      넓고 높은 동네 어귀 고목나무에
      갈색 나뭇잎들이
      마구 떨어지는 것도 보였습니다

      잎새 결 마디 마디에
      당신의 섬세한 행복이
      주절이 노래하는 것도 보였습니다

      지금껏
      천만번을 오간 길에서
      내게 보이지 않았던
      당신의 모습이
      고요롭게 날 부르고 있는 길을
      다시 문득 문득 돌아 보며
      내안의 영혼을 들여다 봅니다

      당신은 나를 위해
      이렇게 먼 길을
      기다린 세월로 계셨습니다

      큰 푸르름으로 당신께 안겼지요
      당신의 행복을 아름으로 받아 헤이며
      말없는 당신의 사랑을
      마음 놓고 기쁘게 안았습니다

      당신은 이제야
      내 눈에 보여졌습니다
      이제야 당신을 보면서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득 당신은
      이렇게 나에게로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