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岩거사 2008. 10. 7. 05:41




당신은 알까요

                       
소나기가 갑자기 오는 날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당신이
버스에서 내릴 때면 꼭 만날 것 같은 마음에
우산을 들고 한참을 기다린 나를
당신은 알까요?

길가에 크지도 않은
꽃송이를 피운 코스모스를 보면서
꼭 당신을 닮았다고 생각하며
한참을 바라본 나를
당신은 알까요?

하늘에 둥근 달이 떠올라
환한 밝은 얼굴을 할 때면
당신과 함께 어깨를 맞대고 바라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고개 아프게 쳐다본 나를
당신은 알까요?

이제 멀리 떨어져 당신의 모습이랑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어도
빗속에서 꽃 속에서, 저 달님 가운데서도
그리움 가득한 마음으로
당신을 보고 있음을 알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