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가을과 고독

♡가을이 손짓하던 날 / 이기은

靑岩거사 2009. 10. 14. 08:48

가을이 손짓하던 날 / 이기은 먼 산자락 하얀 구절초의 꿈 갈색 시간으로 행복찾아 떠나던 날 잿빛 초가지붕마다 여름밤 냇가에서 두근두근 훔쳐보던 허여멀건 소꿉친구 엉덩이 닮은 동글동글 탐스런 박이 가을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섰다. 동동주 한잔 그리워지는 계절 추녀 끝에 잠든 추억 살살이 꽃 가녀린 미소따라 쌓이는 그리움 꽃길 따라 시오리 등교 길 들국화 향 여울지던 오솔길엔 게으름 피우던 여름이 늙은 허수아비 한숨따라 어제로 간다. 길섶 노랗게 물든 잔디속에 되올 약속 묻어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