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의 연가 / 冬木 지소영
세월타령, 당신 앞에서는 못해요
어순이 맞지 않는 이 편지도
찬바람이 불면, 쪼르르 아랫목을 찾듯
당신의 가슴을 찾아오지요
사람들은 낯설다 하면서도
익숙한 호흡의 당신을
더 가까이 보려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제겐, 2도 화상의 물집 같은
말랑한 다정 병인걸요
겨울바람 날 서고 매워도
봄 이슬을 기다리는 마음을 길러주신걸요,
이제는 그리움이라 하지 않아요
밤마다 베갯잇에 저며 느끼는
영혼의 노래를 듣거든요
저 낙엽이 모두 떠났기에
더 섬세한 파장을 느낄 수 있어요
빨갛고 파란 두 혈관의 밀어를 읽어요
발끝에서 목줄기까지
순식간에 튀는 연어의 꼬리처럼
내 겨울 바다에는
물고기가 된 당신이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