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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라면 / 雪花 박현희

靑岩거사 2010. 3. 11. 13:58

       
      그대와 함께라면 / 雪花 박현희
      그대와 함께라면 
      거짓과 위선으로 둘러싸인 
      마음의 가면 훌훌 벗어던지고 
      외딴 섬에 떨어진 연인이어도 
      행복하겠습니다.
       
      우리만의 낙원에 
      아름드리 예쁜 오두막 집을 짓고 
      하늘 땅 벗 삼아 살아도 
      그대와 함께라면 
      이보다 더 포근하고 아늑한 
      사랑의 보금자리가 또 있을까요.
       
      앞마당에는 붓꽃이며 채송화 심고 
      뒤뜰엔 감자랑 채소도 가꾸며 
      구수한 된장찌개에 
      열무김치 한 가지여도 충분할 
      소박한 밥상이어도 
      그대와 마주 앉아 함께 하는 식사라면 
      임금님의 식탁인들 부러울까요.
       
      낮이면 너른 초원 위에 나란히 누워 
      파란 호수를 닮은 쪽빛 하늘 
      떠가는 하얀 구름을 벗 삼아 세월을 낚고 
      달빛 고요히 흐르는 밤이면 
      귀뚜리 찌르레기의 세레나데에 
      그대와 색 진한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라면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이슬처럼 스러져 갈 무욕의 시인이어도 
      나는야 참으로 행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