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차에 타서 마신다/ 冬木 지소영
외로울 때 불렀던 다정한 목소리
살그머니 저어 넣고
내 필요를 때론 거절하시어
도전이 되었던 시간을
조심스럽게 버무려
함께 바라본 장미의 추억으로
감성 찔렀던 순간을 타서 마신다
풍랑을 만나 당신이 내민 손으로
나올 수 있었던 지혜를 녹이고
북극성을 올려다보며 부른
밤별의 소곤거림을 기억하기에
어둠에서도 희망이었던 날을
한점씩 담아 또 마신다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확인하고 싶은 눈물이 있어
거울을 마주했던 나, 같이 있어도
애틋했던 그리움으로 머리를 빗고
주고 싶은 선물 못다 준비하여
가난이 투정했던 날
눈을 감아야 보이는 당신을
파란 잎 띄운 사랑차에 타서
빗소리인가 귀 기울이며
홀짝이는, 또 하루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