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기만해도 참,따뜻한 사람 / 민지 배미애
세상을 향해 문을 닫고 싶은 날
들꽃에 적신 고운 미소를
노을 내리는 창가에 전해
창문을 열고
하늘이 젖도록 바라보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들꽃 같은 음성으로
오늘처럼 비를 맞고 가는 이 길에
말없이 우산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슬픔이 나뭇잎처럼 나즈막히 깔리는 하루
귀를 슬픔의 심장에 묻고
손이 풀리도록
그 깊은 어둠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뼈의 잎사귀까지 이픔으로 서걱이는 삶에
힘내라고
함께 견디자고
피까지 젖는 따뜻한 가슴을 띄워보내
그 어떤 말로도 보답할 길 없는
바라보는 곳마다 눈물 젖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르기만 해도 참,따뜻한 사람
그 사람 이름을 당신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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