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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우체국으로 간다 / 賢智 이경옥

靑岩거사 2010. 10. 5. 07:49

 

가을 우체국으로 간다 / 賢智 이경옥

 

연두빛 여린 잎사귀가

색동옷 입고 손짓을 하면

난 어느새 가을 우체국 문 앞을 서성인다

 

소나기 한차례 지난 후

너에게 보내는 편지엔

어떤 우표를 붙여야 할까

 

알록달록 얼룩 진

묵은 천 조각보에

너에게 보낼 선물을 한아름 싸 들고

 

찢겨진 고무신 꿰매 신고

황톳길 떠나 오듯이

너에게 가는 길은 평탄하지 않으리

 

아니가도 떠나오지 않을 길목에

부치지 못할 편지를 들고

난 오늘도 가을 우체국 문 앞을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