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 白厓 김성기
맑고 투명한 하늘에
아이 투정하듯 먹구름 드리워
알 수 없는 먼 미래 기약하며
빈둥빈둥 꿈만 꾸는 동안에
뭉게구름 기다리다 지쳐
어린아이의 마음이 되어
어울려 소리치고 시시덕 거렸지
즐거웠던 시간이 화살처럼 흐르고
흑빛으로 점점이 변하여
한 방울씩 후두두 떨어진다.
숲과 골짜기에서 숨바꼭질 하다가
질투로 퍼붓는 비를 피해 깊숙이 숨어
서로를 찾아내지 못하지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어디 구름뿐이런가
서글퍼지는 날에는
제각각 흩어진 아름다운 소네트를 만나기 위하여
층층 구름 위로 무지개 띄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