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 / 龍海 김순옥
지난여름
진 푸름 속에 꼭꼭 숨어서
잠이나 곤히 자려 했는데
매미는 옆에서 지겹도록
밤낮 고래고래 악을 써
잠도 곤히 잘 수 없었다.
산 넘어 먹구름 타고 온
소낙비 빗발에 얼굴 씻고 나니
소녀의 애 띤 얼굴에 햇살의 입맞춤
홍조 빛 고와 때까치 노닐고
나뭇잎 한두 잎 바람에 팔랑
벌거벗은 가지에 요염한 자태로
사랑하고 싶은 마음 숨김없이
달아오른 나신의 유혹으로
파란 물에 빠진 애원의 눈빛
손끝에 전해오는 감미로움이
얼굴을 비비며 행복에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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