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그대 창가의 세월이 되고 싶다 / 동목 지소영

靑岩거사 2010. 11. 7. 07:16

그대 창가의 세월이 되고 싶다 / 동목 지소영
성큼성큼 태양을 갉더니 노란 나뭇잎까지 비틀거렸다 
부화한 식구들 버리고 둥지 떠난 어미 새 
날개 깃 푸석하다 
꽃의 향기 보내오면 그에게로 가야지
사람에게 있는 사랑
모순이 없는 겸허함이었으면 좋겠다
바람의 순결 하늘을 헤집더니 
쓸쓸해서 어디론가 가고 싶어 하고 
외로워 갈급한 가슴만 남아
앞서 가는 계절 내다보면 
마음도 몸도 다소곳이 
그대 창가의 세월이 되고 싶을 뿐
아름다운 순간들 모두 지나가고 
내 마음의 저울에서 자아도 비중도 잊고 묻히고
거침없던 토론도 빛나던 꿈도 
당신의 겨울처럼 낙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