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가을과 고독

그 가을 숲에 /민지 배미애

靑岩거사 2010. 11. 10. 00:01

그 가을 숲에 /민지 배미애

숲 속이 환해졌다. 식어가는 열매들이 마지막 생의 빛을 모아 써둔 세상과의 따뜻한 언약들이 살아 있어. 죽어가는 목숨들이 밝혀놓은 눈물보다 더 영롱한 등불이 있어. 뒤꼭지 보이며 멀어지는 소리들이 허공엔 진 가슴을 불러 생을 꿈꾸며 돌아올 그 가을 숲에 그대여! 머물다 가자. 산을 흔드는 새소리에 새벽이 낙엽에 씻긴 산길을 펴면 잠든 희망이 손을 모으고 일어나 돌아오는 나날들이 고독을 모르고 살아도 좋을 그곳에 그대여!우리 머물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