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당신을 몰랐던 만큼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11. 1. 13. 09:57
당신을 몰랐던 만큼 / 동목 지소영
마른 수풀 사이로
희끗희끗 그리움이 흔들립니다.
긴 계절 용케도 견디다
먼 길 저어 달려왔습니다.
겨울이 동그마니 기다려 준 것처럼
당신을 헤아리기까지
철없이 울었고,
상처만 갈증했어요
사람들은 아픈 축복의 통로를 알면서도
인내하지 못하곤 해요
뜻 없이 할퀴는 자국마다
파란 목을 조였지요
전쟁 같은 이야기 대신 휴전하고 싶어요
한 세월 만나지 않고도
거뜬히 견딜 수 있도록요
거친 손마디의 외로웠던 기다림도
밤마다 평화이지 못했던 시린 고독도
이제 서로 토닥이고 싶어요
잊어라, 버린다는 혼돈으로
소진하지 말아요
선한 당신의 가슴, 작은 추억의 은구슬 꿰어
그리움을 붙들어 볼래요
급물살처럼
내일이면 달라진 현대처럼 변하지 말고요
우리, 말없이도, 약속하지 않아도
진실한 가슴의 소리 하나로
오늘을 믿어봐요
당신을 몰랐던 만큼
우리는 서로 모르고 살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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