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왼손잡이 봄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11. 3. 27. 08:22
왼손잡이 봄 / 동목 지소영
3번 국도 아래
봄은 비포장도로로 옵니다
몇 삽의 고요를 퍼 올리며
이따금 민들레 몇 대씩 지나가고 
먼지 뒤집어 쓴 시간은 정거장마다 갈아탑니다
도보로 바짝 따라 붙는 아지랑이 
당신은 또 왼손으로 사랑을 씁니다
설명도 없이 봄이 옵니다
허공을 기어오는
저 푸른 발음기호
목도 못 가누는 풀씨를 추스르며
아직 읍내는 서툽니다 
물이 섞여 
묽어진 약속에
인부도 못자국도 없는 
아직은 공사중인 봄
해마다 봄을 타는 건
오른손을 잘 쓰지 않는 
당신의 오래 된 버릇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