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청포도 / 이육사

靑岩거사 2011. 7. 9. 07:00

 

      청포도 / 李陸史<1904.4.4.~ 1944.1.16>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의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文章>  1939년 8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