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흔들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 동목 지소영

靑岩거사 2012. 10. 10. 01:10
흔들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 동목 지소영 
 
문득 외딴 섬으로 떠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렇게 흔들리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젊음은 갔어도 늦멀미를 하듯 
가슴 두근거리는 날이 있습니다
마주칠 눈길이 두려워서 피하며
붉어졌던 날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오라는 말도 가겠다는 전화도 하지 않고 
무작정 그곳을 향해 가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치고 싶은 날
빈 대기실을 서성거리다가
줄이 긴 선에서 
황망히 차례를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연인을 찾아가는 한 그림자를 포개며
약속 없는 안녕을 하고 말았던 
내가 아닌 나는
가끔 그렇게 
두꺼운 세월을 입고도 나를 조롱할 때가 있습니다
파도도 구름도
생의 열정만큼 원색으로 덮이고
나를 일깨우는 단일세포의 숭숭한 구멍에
문득 외경스런 파장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와 다른 색깔의 남편을 둔 친구의 그늘
건재하는 세상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외로움이 외로워서 함께 손잡아 주었던 나를
반란하듯 외면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군중 속에서 혼자이고 
혼자인 속에서 고독하지 않은 여정
모든 그 혼돈을 
놓아 버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 당당하라는 나
지구별의 선과 노래를 엮으며
내 안의 아름다움 잔치해주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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