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김종성]蘭

靑岩거사 2006. 4. 3. 13:21

 
蘭 
김종성
蘭, 
미처 몰랐습니다 
간밤에 내  머리맡에 
하얀 꽃버선 벗어두고 가신 님이 
바로 당신이었던 사실을. 
그저 
한마디 독백처럼 
꿈속에 스쳐 지나는 
소리 없는 바람인가 하였더니 
그대 그 기막힌 향기와 모습에 취해 
나의 님은 흠모로 저만치 유배되어 있습니다 
심산유곡 
사계절 
눈(雪) 
좀처럼 녹지 못하는 그곳에 
수 만년 푸른 옷깃 
생명처럼 여미운 그 자태는 
그대 뉘 기다리는 절개입니까, 
그  기품에 나는 눈멀어 
아직 이대로 모두 빈 가슴이어도 
차마 풀꽃 하나 어디에도 더 담을 자리 없는것은 
오직 그대에게만 
너무 깊이 빠져있는 까닭입니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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