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김영희]시들은 난초

靑岩거사 2006. 4. 3. 13:39






시들은 난초


시향/ 김영희


눈이 내린 겨울 날
시들은 난초를
베란다 양지쪽에 내 놓았다

난초가 죽으리라 생각하며
가끔씩 물을 주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비에 젖은 대지 위로
포근히 내려오던 한낮

죽음의 강을 건너와
환안 미소를 머금고
꽃을 피운 너의 간절한 몸짓

햇빛 모자를 쓰고서
아픔을 딛고 내게 돌아온
한줄기 말없는 사랑일진대

어떤 이들은 절벽에다
먹물을 칠해놓는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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