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이명주]蘭을 가르며 - 이별에게

靑岩거사 2006. 4. 3. 13:51

蘭을 가르며 - 이별에게 이 명 주 유월의 마지막 날 난을 가르며 엉킨 뿌리의 하얀 속살을 본다 사랑의 덕목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리게 갈라져 나가는 모든 것들을 추억한다. 한 분(盆)에서 더 이상 더 이상은 자라날 수 없다고 어진 손으로 합당한 논리의 손으로 껴안고 있는 몸짓들을 뜯어낸다 허물어뜨리는 손길에 난의 잎들은 비를 가르며 내리는 비를 가르며 서로의 뿌리들을 서로에게 넘겨주고 있다. 살아서 사무치는 더 먼 그리움보다 이렇게 몇 번을 더 갈라져 제각기 길을 가는 그 슬픈 동반을 그리고 이별을 실핏줄 터져가는 슬픔으로 내리는 비를 씻어낸다 씻어내어 비로소 환해지는 햇살 속 또 한 잎이 그리움의 싹을 틔워 먼 먼 내일을 열어 열어갈 것인가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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