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때로는 나도 흔들리고 싶다 / 서정란

靑岩거사 2006. 6. 25. 09:21
 

      
      
       
          
              때로는 나도 흔들리고 싶다 / 서정란                    

    독한 술을 털어 넣고

    취기가 오르면

    나를 포장했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흔들리고 싶다

    흔들리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랴

    바람이 아니라도 흔들리는

    自我

    가장 본능적인 것이

    가장 인간적인 것

    아무 눈치 볼 것 없이

    궤도를 이탈한 행성이 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니, 아니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나를 만나기 위해

    이중성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때로는 나도 흔들리고 싶다

    그 강렬한 유혹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