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비가 오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靑岩거사 2006. 7. 23. 00:49

 

 

 

          비가 오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한 잔 술을 마시는 가운데 비가 옵니다 문득 그대 생각이 나서 고개를 수그려 보니 내 가슴에 내 가슴에 그대가 박혀 있었습니다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그리움이 그리움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지만 눈물을 감추고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입술을 깨문다는 것 깨물어서 피멍이 들었다는 것 그 그리움 창밖에 내리는 비도 모르고 사실은 나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르는데 그대인들 알겠습니까 그대가 보고 싶은 만큼 빗방울은 굵어지고 빗줄기가 나를 파고 들수록 주체할 수도 없이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어 내 사념들이 뭉개지고 연민의 고뇌는 흐트러져 갈피를 못잡아도 빗물 뒤에 숨어서 나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을 그대 참 고운 꽃비입니다 비가 오면 그대가 더욱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