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연민의 글

마음의 빈 자리 / 유기성

靑岩거사 2006. 11. 3. 07:35
 

마음의 빈 자리유기성

  

 

저는 언제나 당신의

빈자리이고 싶습니다.

 

늘 바쁘던 당신이 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거기, 드넓은 창공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상처 입고 지쳤을 때

따스한 바람이 감도는

예쁜 공간이고 싶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타인

그리움의 간격이 필요해요.

 

물처럼 깊은 고요 속에서

한없는 침묵의 바다에 잠기며

시원한 그늘이고 싶습니다.

나직한 쉼터이고 싶습니다.

 

숲속에 있는 혼자만의

푸르른 의자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