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겨울 연가

♡그대에게 / 낭송시

靑岩거사 2007. 1. 15. 00:41

      ♡그대에게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말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말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 번은 가리라 했던
      마침내 한 번은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커서
      그대의 귓불은 빨갛게 달아오르겠지만
      떠난 다음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갈 길이 더 많은 우리가
      스스로 등불을 켜 들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있어
      이 겨울 한 귀퉁이를
      밝히려 하겠는가

      가다 보면 어둠도 오고
      그대와 나
      그때 쓰러질 듯 피곤해지면
      우리가
      세상 속을 흩날리며
      서로서로 어깨 끼고 내려오는
      저 수많은 눈발 중의 하나인 것을
      생각하자
      부끄러운 것은 가려주고
      더러운 것은 덮어주며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찬란한 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우리
      가난하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두 사람이 되자
      괴로움으로 하여 울지 않는
      사랑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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