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봄과 사랑

초록은 4월에 태어난다

靑岩거사 2007. 4. 16. 20:36

 

 

너는 제비꽃으로 앉아라

그 곁에 나 들풀로 누우리라

바람이 허리 꺽이지 않을 만큼

낮은 키로 자라

한번도 도도하게 서 보지 못했지만

온몸에 빛을 내려

나는

4월마다 태어난다.

 

나를 누인자리에

흙이 돋거든

몸을 덮어주고

나를 누인 자리에

꽃이 피거든

머리에 꽃아 주

 

바위 틈에선

이끼로 자라

이름 하나 제대로 얻지 못하여도

바람냄새 향긋한

4월이면

너의 발밑에서

나는 또 태어난다...

 

너..

이른 봄 잠깨는

나목으로 서라

나...

연두색 저고리 입고

네 곁에 앉으련다.

 

<헵번님 블방에서 옮긴 글> 

 

 

 

                                     천 년을 홀로 살아 간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