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잊혀진 계절 / 오얏여름

靑岩거사 2013. 10. 29. 12:03

오얏여름

잊혀진 계절 / 오얏여름 내 삶은 그리 고달프지 않았고 내 사랑은 내 가슴 무너지게 하지도 않았는데 스치는 여린 바람 한 줄기에 온몸이 움츠러들고 떨려온다. 문득 아픔으로 다가오는 지나간 삶의 영상들이 아우성치며 소리 내고 있다. 이 아름답고 쓸쓸한 계절에 사랑스러운 추억 한 자락도 없었고 작은 기쁨의 시간도 만들지 못했는데 괜스레 의미 없는 쓴웃음만 지으며 계절은 허공 속으로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쉬운 계절은 또다시 하얀 첫눈 속에 몰래 감추고 서글픈 이별을 해야 하겠지. 아픈 상처들은 눈물 나게 맑은 가을 하늘에 어지럽게 풀어 헤쳐놓고 10월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그렇게 내 곁을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