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靑岩 알림방
새해의 작은 소망! 이른 아침! 창 틈으로 촉촉히 비치는 햇살 처럼 흘러내린 머리 쓸어 올리며 고운 이마에 입맞춤하는 여인 처럼 새해에는 그런 고운 날들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농 짙은 장미향은 아니더라도 그늘에서 사색할 수 있는 시간과 짧은 망상일지언정 그리운 이를 생각할 수 있는 넉넉함이 새해에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보리밭에 간간이 떨어지는 가랑비 처럼 목마름으로 애태우는 그리움일지라도 간혹 스치는 봄바람 처럼 멀리서나마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전해줄 사람이 새해에는 더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멋없는 시 한 구절! 뜻 없는 소설 한 줄을 긁적일지라도 넉넉한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다면 가슴 설레는 향기보다 못하지 않고 혼자서 서럽기보다 못하지 않으련만... 잠자는 시간만이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해도 좋고 우루루 쏟아지는 복 꿈이 아니더라도 좋다 다만! 꿈자리나마 뒤숭숭하게 하지 않는 날이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를 시작하여 마음만이라도 풍요로웠다는 생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안아 주고 보듬어 주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함께 울어줄 사람이 없을지라도 정해년 한 해는 행복하련만... <정해년 우리 설날에- 靑岩 유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