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기다림 / 이준호
햇살이 아름다운 날에
당신을 기다려봅니다.
애써 말 하지 않아도
내 마음 그대로 전해질 것 같아
무작정 큰 길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려봅니다.
입술이 아름답고
눈빛이 고요한 사람,
손끝이 따스하고
차림새가 수수한 사람,
말은 많지 않아도
미소가 해맑은 사람을
말없이 기다려봅니다.
바람이 불어나오는
산 모퉁이에 앉아
아주 잠깐 눈도 감아보고
입술을 살며시 다물어도 봅니다.
코를 실룩대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합니다.
햇살이 아름다운 날에
무작정
당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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