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겨울 연가

♡바람 같은 그대 / 최 규태

靑岩거사 2009. 12. 8. 00:05

 
      ♧ 바람 같은 그대 / 최 규태 ♧


              꺾이지 않는 바람을 메고
              등 벗겨 아린 술잔을 들었습니다

              목젖을 타고 흘러든 것은
              타는 몸부림에 부은 술이 아니라
              머무를 곳 몰라 헤매다
              물집 잡힌 바람이었습니다

              조각조각 찢겨진 바람을 안고
              가슴 시린 잔을 채웠습니다

              충혈의 눈으로 채워진 것은
              보고픔에 허기져가는
              푸석푸석한 바람이었습니다

              비우지 못해 채운 술이 아니라
              안주할 곳 없는 떠돌다
              옹이 박힌 바람이었습니다

              무겁게 가라앉는 바람에 눌려
              별빛 내리는 술잔을 비웠습니다

              가슴에 휑한 구멍을 내고 비워진 것은
              사랑에 아파 갈 곳 없는 바람이었습니다

              보고픔에
              그리움에
              목 메인 바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