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공간/☆우리고장 명소

순천- 선암사

靑岩거사 2011. 6. 27. 12:30

 

 

순천에서 명산명찰이라 함은 당연히 조계산과 조계산의 동서쪽 끝자락에 있는 송광사선암사를 말한다

  

 

 

[ 돈 많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안간힘을 쓰면서 갖고 있는 재산을 어떻게든 다 쓰고 죽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단풍이라면, 가진 게 별로 없는 일반 서민이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 마지막으로 남길 것 남기고 죽는 것이 누런 들판이고 갈대밭이다. ]

  

 

 

연등이 인도하는 대로 가을 속 선암사로 걸어 들어가는데 이상스레 많은 차가 내려왔다. 띄엄띄엄이긴 하지만 정말 줄기차게 차들이 내려왔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나가는 차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꼭 차를 끌고 오르내려야 할 사람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기분이 언짢았다. 시기심 같은 것이 발동한 것이 아니라, 누구는 좋아서 그 먼 길을 달려온 이 소중한 곳을 누구는 발 뒤꿈치 때만큼 대하는 것 같아 그게 언짢았다. 얼마나 많은 시주를 하면 이렇게 선암사 본당까지 차를 몰고 올라갈 수 있을까? 기분 같아서는 주차장과 선암사 사잇길의 폭을 4 분의 1 로 확 줄였으면 싶었다.

 

 

얼마 가지 않아 선암사의 보물 승선교가 시야에 들어왔다. 2 기의 홍교가 계곡 아래위에 나란히 놓여있었는데, 그 중에 앞에 있는 것은 그저 홍교고, 선암사 쪽에 있는 것이 승선교다.  홍교와 승선교 사이 길 가에 여러 점의 석재가 모셔져 있었다. 많은 이들의 염원이 담긴 수많은 돌탑들이 석재 위에 소복이 얹혀있는 걸로 봐서 예사롭지 않은 석재로 보였는데, 아니나다를까 2003 년에 승선교를 완전히 해체 수리하면서 나온 재사용이 불가한 석재들을 따로 모아둔 것이었다. 그러니까 1713 년에 호암대사가 승선교를 세울 때 사용한 바로 그 석재들인 것이다.

 

 

[ 큰 불사를 하려고 보니 승선교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계곡 이 편에 길을 새로 닦았다. 덕분에 승선교가 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고, 승선교 바로 위에 있는 강선루 또한 옆으로 널찍한 길이 나면서 허허벌판에 홀로 서있는 듯한 허전함이 깃들게 됐다]

 

 

선암사 최고의 경치 하면 승선교의 유려한 곡선 아래를 통해 보는 강선루.

 

 

 

 

< 삼인당 >

 

홍교, 승선교, 강선루를 지나니 삼인당이었다. 삼인당이란 중간에 섬을 가진 조그만 연못이다. 삼인당의삼인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의 삼법인을 말한다는데, 그리고 이를 제대로 알면 열반에 들어가는 건 일도 아니라는데, … 참고로()’이란 연못을 뜻한다

  

 

 

조금 더 올라가니 고목의 그루터기가 있고, 울타리 작업에 공력을 다하는 스님들이 있었다. 그 뒤로 일주문의 빛 바랜 색채가 가을을 닮아있었다. 일주문 너머는 범종루였다. 길은 범종루 밑을 통과하도록 나있었다. 범종루를 지나자 선암사 전각들의 아름다운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선암사는 겹겹이 보물이었다. 우리가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둘러본다 해도 전부 둘러보는 건 불가능할 만큼 한 겹 안에 다른 한 겹의 전각이 살아 숨쉬고, 그 사이 흙담 돌 틈에 장구한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1 년을 산다 해도 선암사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불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서너 시간 돌아본 것으로 선암사를 안다고 할까 

 

 

매화나무선암매라는 고유이름까지 갖고 있는 매화나무다 원통전 담장 뒤편에 있는 백매화와 각황전 담길에 있는 홍매화가 합이 50 주 정도 되고, 이것들이 천연기념물 제 488 호다.

 

 

 

 

 

 

 

여수에서 선암사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방법은,

순천시내에서 1 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는 자주 온다.

 

차를 갖고 간다면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 승주나들목에서 나가면 된다. 안내판이 아주 잘 되어있다. 대략 20 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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