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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다시 하늘을 봅니다 / 노인숙

靑岩거사 2011. 5. 20. 08:08

벼랑 끝에서 다시 하늘을 봅니다~ 
                         마르첼라/노인숙


    따가운 햇살이 좌르르 눈이 부십니다. 어김없이 하루는 시작되고 나는 또 새로이 꿈을 꿉니다. 꿈틀거리는 방황 속에 채워지지 않는 허함으로 망각 속에 묻힌 추억을 줍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봅니다. 긴긴 터널 속에 버려진 인생, 되돌아보니 어느새 불혹이란 세월이 나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문득 일을 하다말고 지친 얼굴 허기진 채로 거울 앞에서 발을 멈춘 나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버텼는지? 겁 없이 덤벼들었던 내 인생 내 청춘 이었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너무도 풍파가 많은 탓으로 덧없기만 한 세월! 산전수전 겪은 세월만도 18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동안의 삶이 너무나도 ‘힘겨운 세월 이었구나’ 느껴져 목이 메여 옵니다. 적어도 내가 산 인생에 대해서만큼은 후회하지 않겠다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뒤돌아 볼 여유도 없었지만 결코 돌아보고 싶지 않았던 지난시절, 그러나 이젠 어느새 그때를 추억이라 말하는 나이를 먹어버렸습니다. 막막한 일상생활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들이 있어 더 이를 악물고 살았습니다. 분명 되돌리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었건만 어머니와 아내의 자리를 지키려고 눈물 흘리며 달려온 시간들이었기에 이토록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여자의 인생인 걸까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지만, 내 마음 같아서라면 수백 번이나 했을법한 이혼입니다. 하나,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한 갈등은 그 고통의 과정보다 가족의 사랑이 더 컸기에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늘이 늘 그곳에 있으나 보이지 않듯이 별이 항상 떠오르나 잊고 살듯이 삶 까짓것 잊고 살지요. 인생에 있어 살아감은 가장 슬픈 전설이래요. 추적추적 비 오는 날이면 잔잔한 음악에 취해, 커피한잔으로 여유를 부리며 행복한 꿈의 세상에서 아침을 맞고 싶어요. 세상 아무 걱정 없는 아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하늘을 훨훨 날개 짓하며 ‘나 이렇게 행복 하노라’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