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나태주]난초를 가까이 하며

靑岩거사 2006. 4. 3. 13:44

난초를 가까이 하며 나태주 1 추운 겨울을 난초와 함께 눈 속에 옷 벗은 난초와 함께 세상에는 없는 나라 먼먼 그 나라, 벗은 팔 벗은 다리 난초와 함께. 2 누군가 날더러 바보 얼간이 미친 녀석이라 욕해도 좋다 한때는 책에 미치고 한때는 여자에 미치고 이제 또 난에 미쳐서 눈코 못가리는 바보 얼간이 뜬구름잡이라 해도 좋다 누구는 뭐 맨정신으로 한 세상 산다던가! 조금씩 정도 차이는 있지만 조금씩 상대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조금씩은 미쳐서 한 세상 살다 가는 것을 누군가 날더러 바보 얼간이 미친 녀석이라 손가락질해도 좋다. 3 나는 방안에 난초를 기르는데 아내는 부엌 구석에 통파를 기른다 내가 화분에 정성스레 난초를 기르듯 아내 또한 정성스레 비닐 포대에 흙을 담아 겨우내 양념할 통파를 기른다 실상, 내가 난초를 기르는 거나 아내가 통파를 기르는 거나 소중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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