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 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 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
바람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깍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 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귀한사랑 - 작시:전소영/작곡,노래:김성봉
'※문학의 공간 > ♤가을과 고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비가 오는 까닭은 / 오광수 (0) | 2006.09.10 |
---|---|
그대 나에게로 올때 / 이동식 (0) | 2006.09.09 |
♡한 사람을 마음에 들여 놓는다는 건 (0) | 2006.09.05 |
♡이 가을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0) | 2006.09.03 |
♡가을의 사랑 편지 / 이효녕 (0) | 2006.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