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가을과 고독

이 가을, 당신이라면

靑岩거사 2006. 10. 1. 06:29
      이 가을, 당신이라면 / 김용화


      삭막하여
      나만 있고 너만 있는 세상에
      당신이라면
      내 이야기를 들어 줄 것 같았습니다.
      이 가을, 당신이라면
      내 마음을 이해해 줄 것 같았습니다.


      귀를 열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무슨 이야기든 상관하지 않고
      세상 속터지는 이야기를
      당신만은 들어 줄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준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입니까.
      마음을 이해해 준다는 것은
      얼마나 큰 자비입니까.


      낙엽 흩어지는 가을 날에
      마음은 바람처럼 휘둘리고
      먼 바다에 머문 시선
      아득해져 아파 올때
      상처같은 이야기를 담아 둘
      마음 한 켠 비워줄 것 같았습니다.
      이 가을, 당신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