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겨울 연가

당신을 좀 더 사랑할 걸 그랬었나봅니다 / 수천 김용오

靑岩거사 2010. 12. 21. 10:50

 

      당신을 좀 더 사랑할 걸 그랬었나봅니다 수천 김용오
      비오는 날이면 숲길을 홀로 걷는다 등을 밀치는 손길이 있었으랴 자박자박 발소리가 있었으랴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니 낙엽이 등을 밀었었고 발소리가 빗소리였었다는 걸 알았을 뗀 자지러진 그리움에 철퍼덕 주저앉고 싶었었습니다 곱게 타는 저녁놀에서 눈에 담아도 아프질 않을 그대의 홍조 뛴 수줍은 미소가 잘 있었느냐고 인사를 걸어 올 때면 응 잘 있었다라고, 차마 말 할 엄두를 낼 수 없어 그대의 얼굴인 노을빛 낙엽을 하나 뚝 따서 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그대여 그리움이 지독함이란 걸 난들 어찌 알았겠습니까 그대를 진정 사랑하였기에 기쁨으로서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묻으려합니다. 아! 그대를 그대를 좀 더 사랑할 걸 그랬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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