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첫 눈 내리는 날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10. 12. 24. 00:21


첫 눈 내리는 날 _ 冬木 지소영<_B>
첫 손을 잡았다
켜지지 않은 등불 아래에서도 저처럼 녹았다
가지마다 목숨 걸고 너를 애무했다 
하 수상한 기류에 숨 막혔던 세월
출퇴근길마다 펴지지 않았던 무거운 이맛살
무리에 비틀거리며 용케도 견디고 
온 계절 품는 너를 안는다
포근하다 
새 살이 돋고, 결 밑동에 너의 가슴이 파닥거린다
파란 희망을 한 줄씩 들추며
너의 속살에 언약을 새긴다
이젠 달아나지 마, 
나만 바라봐
네가 멀리 있는 동안, 어디에서건 나도 없었다
아, 너는 하늘이고 너는 별이었다
천 년을 흘러도 열망은 방수벽을 뚫지 못하고
되돌아 나오기만 했지
이제 너 안에서 잠들고 싶다
바랜 사진에 너의 황홀을 입히고
첫눈을 바라본다 
너와 내가 마구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