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천년문학동인방

걷고 싶다 / 청원 이명희

靑岩거사 2011. 1. 8. 07:30

걷고 싶다

-청원 이명희-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다 드러내고도 부끄러움 없이 늘 푸름으로 서 있는 산자락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것들을 아름다움으로 채색하여 부드러워진 문을 여는 숲처럼 회한과 상념들조차 바람결에 날아가 버려 뜨거운 태양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며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기억의 저편 스쳐갔던 인연들을 생각하며 시간을 겨루고 맞서야 얻을 수 있었던 것들 이제는 모두가 묻혀저 가는 흔적을 찾아 눈길 머무는 곳마다 작은 향기로 다소곳 흔들리는 풀꽃처럼 실타래처럼 엮여진 삶을 하나 둘 조명하며 에둘러 가는 것들을 보듬어 안는 길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