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함께 타도 재가 되지 않는 것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11. 3. 3. 00:03
함께 타도 재가 되지 않는 것 / 동목 지소영
서럽게 떠는 가지마다 
봄은 반짝이고 
함께 타도 재가 되지 않는 것들은
전쟁의 흔적처럼 슬픈 날에
치렁치렁 옛 시간을 몰고 나타난다
이별 앞에서
익었던 가을도 부질없고
한여름날의 가슴 저림도 밀렸다
편하게 영글던 당신 안의 언어 
빛을 잃던 날, 
유난히 비바람은 가지를 흔들었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그에게, 
한 뼘씩 앨범을 들추면 
슬픔을 저격하며 너는 다시 살아 나오고
잔 설 내리면 
격리를 강요당한 그날은 아득히 움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