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 동목 지소영 밤이 길어 깨어 있는 만큼 쓸쓸해지는 시간 가난한 세상의 절규가 물 위로 배척되고 검은 파도를 일구곤 했습니다 허기진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얼룩말 발굽이 구제역이라며 하얀 버짐을 피우고 아, 내가 선 땅은 노을의 그림자에도 얼굴을 붉히곤 하네요 조건에 기우는 내가 미워 거울을 거꾸로 문지르기도 하고 출렁거리는 불빛에 다스려 왔던 손과 발 어느 날은 부담스러워 비누거품을 내기도 합니다 욕심이 아니라 하면서 부푼 배를 더 채우려 하고 사치하지 않는다며 상품명을 보는 습관이 싫어서 볼을 툭툭 치기도 해요 창가에 기대이면 그래도 아련한 봄 안개의 유혹에 가슴은 풀리고 꽃잎 비비는 입술 부르트는 젖줄 그들의 환희로운 올가즘에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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