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보내는 편지 / 동목 지소영 해 구름을 밀어내도 바람을 붙잡아도 정처 없네요 알았던 만큼 무너지고 떨어지는 허무 그대여 내 그대의 영혼도 마음도 훔치고 싶었던 기억을 걷습니다 손을 맡겼던 길을 돌아가 걷습니다 발자국마다 달려나오는 올곧았던 이야기 그리고 희망 가지마다 매달았던 맑은 영혼 그 사랑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 믿음으로 견디었던 탁한 세상 남은 자들을 무참히 짓누르고 있습니다 이마를 맞대고 부끄럼 잊고 운다 한들 상흔이 사라질 리 없고 가난해서 아팠던 정직을 꺼내어봐도 약한 어설픔뿐 우리에게 채워질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지만 무지개 피기를 기다리는 외로운 나를 그대 두려움에 가두어 주소서
선한 버팀을 지켜 달라 두 손 모으겠습니다 우리도 가끔 내보이고 싶기도 하고 자랑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고개 숙이고 나를 비운 시간은 결코 우리를 낮아지게 하지 않아요 그들이 다스리지 못한 건 우리의 정의입니다. 우리, 깨실 한 모과차로 보습을 시켜요 건조한 피부에 값나가는 화장품도 칠해요 사진첩 겹겹이 예쁜 꿈을 심어요 ![]()
내일을 기다리지 않아도 예약해두지 않아도 우리는 다시 만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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