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김시탁]난초·3

靑岩거사 2006. 4. 3. 13:15

난초·3 김시탁 퇴촉 하나를 얻어 와서 삼 년 동안 물주고 가꾼 난초가 시들어 버렸다 두 촉의 신아新芽가 건강하게 자라 가슴에 묻어 키웠는데 일순 새까맣게 타 들어가 고사하고 말았다 올곧은 지조 고귀한 자태는 찾아볼 수 없고 말라비틀어진 뿌리 버둥대던 삶의 흔적만이 내 가슴에 불을 놓는다 주춤대던 생을 향해 종아릴 후려치던 칼날 같은 회초리 하나 뚝 부러져 버렸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