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그대의 들꽃이 되렵니다 / 황동규

靑岩거사 2006. 6. 16. 00:06
 




그대의 들꽃이 되렵니다 / 황동규

 
그대의 들꽃이 되렵니다.
그대가 봐주지 않아도
함빡 이슬 머금고
조그만 꽃 피우며
그대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대의 들꽃이 되렵니다.
그대가 가끔 지나는 곳에
돌 틈새라도 뿌리 내려
고개 내밀어
먼발치로나마
그대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대의 들꽃이 되렵니다.
그대가 산책하는 길목에
많은 꽃 피워
그대가 한 번이라도 밟고 가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들꽃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