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여름과 비

♡흐리고 아름다운 날에는 하늘빛 편지를 쓴다

靑岩거사 2007. 9. 3. 13:13
      
      흐리고 아름다운 날에는 하늘빛 편지를 쓴다 
      맑은 커피에 프림 한 스푼을 넣고 
      하늘이 흐려 우울한 날에는 물빛 편지를 쓴다 
      받아 줄 이 누구라도 좋다 
      짧은 안부에 그리움을 삭힐 수 있는 
      한 줄의 사연에 서로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라면 족하다 
      비록 내 사연이 짧다 해도 
      긴 여운으로 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펜 끝에 묻어 나는 온기를 느끼며 
      투명한 눈빛을 주고 받으며 행복하리라 
      내가 만난 삶, 사람, 
      그리고 사랑을 함께 느낀다는 것이 
      이처럼 홀가분한 일임을 
      편지지 여백의 한 귀퉁이 어디쯤에서 찾아 낸 기쁨이 
      온통 값진 것임을 알아내는 시간들이 소중할 것이다 
      오래된 팝송에서 묻어 나는 향수가 
      뿌연 하늘 끝 선 어디 쯤 닿을 때면 
      커피향에 눅눅해진 편지봉투는 
      그리움의 우표를 붙인 채 
      다시 서랍 속으로 들어갈 테지만 
      오늘처럼 흐리고 아름다운 날에는 
      하늘빛 편지를 쓴다 
      <좋은글 中에서> 


'※문학의 공간 > ♤여름과 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에게 / 우인순  (0) 2008.06.18
♡그리운 이에게 / 보고파  (0) 2008.06.11
♡비가 내리는 날이면 / 윤석구  (0) 2007.08.30
♡비 오는 날에  (0) 2007.08.29
♡아름다운 사랑  (0) 2007.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