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가을 편지 / 冬木 지소영

靑岩거사 2010. 10. 26. 00:04

가을 편지 / 동목 지소영
이번에는 꼭 부치리라 
마음을 재워 넣는다 
낙엽소리도 얇게 저며 뜨고 
밤마다 내린 별의 눈물도 담아 
책갈피에 숨겨 두었던 
알알이 박힌 고백을 열며 
빨간 다림질로 용기를 편다 
몇 방울 눈물이 된 
아득한 시간 
굵은 펜으로 쓰고 지우기를 몇 번 
오늘은 강한 접착제로 봉한다 
잉크가 밀리며 삐져나온다 
잊었다며 침묵한 추억은 
믿지 말라 반란을 하고 
부푼 봉투를 칭칭 동여매어 
우체통을 민다
툭 
밀실로 떨어진 너와 나 
사연 구석마다 이제 어디로도 분리될 수 없어 
이번 겨울은 따스하겠다 
너와 함께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