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 동목 지소영
이번에는 꼭 부치리라
마음을 재워 넣는다
낙엽소리도 얇게 저며 뜨고
밤마다 내린 별의 눈물도 담아
책갈피에 숨겨 두었던
알알이 박힌 고백을 열며
빨간 다림질로 용기를 편다
몇 방울 눈물이 된
아득한 시간
굵은 펜으로 쓰고 지우기를 몇 번
오늘은 강한 접착제로 봉한다
잉크가 밀리며 삐져나온다
잊었다며 침묵한 추억은
믿지 말라 반란을 하고
부푼 봉투를 칭칭 동여매어
우체통을 민다
툭
밀실로 떨어진 너와 나
사연 구석마다 이제 어디로도 분리될 수 없어
이번 겨울은 따스하겠다
너와 함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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