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둠에 봄을 / 동목 지소영
낮에 뜨는 달은 너와 닮았다
야위어 가는 세월처럼 허공은 커져도
손마디마다 잃어버린 희망을
살 찌우고 싶다
낮에 부는 바람에 감사하고 싶다
미세한 너의 움직임을
볼 수 있어서 좋아
내 마음도 너처럼
쓸쓸한 구름이 될 때
둥둥 삯도 없이
나를 태우기도 해 주거던
가난해도 피어나고
너의 침묵에도 외롭지 않아
목숨이 닳아져도
내 몫의 행운이라며
너의 별로 머무르고 싶기에
아무리 투쟁해도
계산되지 않는 현실의 추락
나 하나로 세워지지 않지만
조용히 등불을 밝혀
저무는 노을의 끝에서 약속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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