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에는 / 靑夏 허석주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한마당이나 더 멀어진
저편 고향 하늘을 바라 봅니다
이때쯤 아버지는
논배미를 잽싸게 넘나들며
빗물에 논물 넘치랴
물꼬 여는 삽질을 하시겠지요
어린모가 숨을 헐떡거리며
목를 삐쭉 내밀때쯤
아버지도 허리를 펴고
참았던 가쁜 숨을 쉬셨겠지요
물길열린 논물은
봇또랑 따라 좔좔대며 흐르고
이날 물나가는 소리는
아버지의 콧노래 소리 입니다
토닥 토닥 밀짚 모자에
떨어지는 빗소리
아버지 피어문 담배 연기가
꼬믈꼬물 흔들며 춤을 춤니다
하늘에 구멍 뚫린듯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날에는
흐려진 하늘창에
아버지의 그리움이 넘쳐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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