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스크랩] [박두진]난(蘭)

靑岩거사 2006. 4. 3. 13:35


난(蘭)
박두진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蘭)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난(蘭).기타(其他), 신구문화사, 1959>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