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초꽃이 피기까지
김상길
난초꽃이 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봄 햇살이 안단테 악장처럼 내리면서 난초는 꽃봉오리를
드러내 보였습니다.
그러더니 꽃잎이 구겨져 나왔습니다.
그것은 생일에 받아본 작은 카드 같았습니다.
그 카드 안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잎새가 노랗게 변하더니 난초꽃이
시들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기를 낳는 여인의 고통처럼,
난초의 잎새는 꽃만을 탄생시키고 시들고 만 것입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인고 없이 개화는 없다는 것.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 를 80번이나 다시 써 완성했습니다.
조지 반크로포트는 미국의 역사를 집필하는데
26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혹시 아픔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참으로 힘든 과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자존심이나 '내 뜻'이 마른 다음 비로소
꽃이 찬란하게 핀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출처 : 살맛 나는 세상이야기들...
글쓴이 : 크레믈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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