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허홍구]난초 잎을 닦다가 난초 잎을 닦다가 허홍구 사랑의 이름으로 지리산에서 난을 캐온 것은 차라리 욕심이었다 사랑에는 더없이 머언 내가 사랑을 흉내내다니 난초 잎을 닦아주다가 사랑을 배운다 흉내가 결코 아니라는 걸 '내 어머님 부르튼 손 한 번 어루만져 주지 못하던 내가 내 아이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지 못하던 ..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정지용]난초(蘭草) 난초(蘭草) 정지용 난초잎은 차라리 수묵색(水墨色). 난초잎에 엷은 안개와 꿈이 오다. 난초잎은 한밤에 여는 담은 입술이 있다. 난초잎은 별빛에 눈떴다 돌아 눕다. 난초잎은 드러난 팔굽이를 어쩌지 못한다. 난초잎에 적은 바람이 오다. 난초잎은 춥다. [ 신생 37호 1932. 12 ]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최 진]난초의 애가 난초의 애가 최진 곱게 빗기어 내린 단아한 줄기 고고한 풍류의 멋 자만심으로 칼을 뽑아 정기를 품고 위엄으로 좌정했다 꿈을 머금은 너의 향기는 흘러가는 구름 밟고 하늘 가득 꿈을 채워 선녀가 하강하여 땅을 밟는다 자지러진 너의 꽃잎은 백조의 날개로 펼쳐 깃털을 세우고 하늘에 탑을 쌓았다 ..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朴斗鎭]蘭 , 사랑, 너 蘭 , 사랑, 너 朴 斗 鎭 내가 너를 바라보듯 너도 나를 보네 네가 나를 바라보듯 나도 너를 보네 너와 나 안의 설렘 마주치는 황홀 햇살 고은 별빛 고은 멀디 멀은 파장 그윽한 너 꽃의 향기 넋의 향기 출렁임 온 우주 영원처럼 나를 와서 휩싸도 그래도 또 마음 조여 혼자 서성대네...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조영관]난초에게 난초에게 조영관 오늘도 나 이렇게 잘 다녀왔노라. 삐쭘이 입을 내밀고 흔들거리는 너 마른걸레처럼 버석버석하는 나 젖은 눈을 닦아 내다 보고 또 보고 맑은 여울에 뜬 풀잎이 이보다 더 뜨거우랴. 빙긋 웃다가 보고 다시 또 보고 사랑이란 이렇게 간절한 것이거늘 아, 그리운 포옹이여 나 이제 너를 ..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오세영]난초 난초 오세영 자정, 창틀 부딪히는 소리에 문득 잠이 깨었다. 실내는 정적에 싸여 있는데 밖은 온통 몰아치는 태풍이다. 찢어진 하늘에서 내리는 폭우, 어둠을 제치고 달려드는 바람, 여름밤은 알몸으로 떨고...... 운명처럼 태풍 앞에 선 한 그루 나무, 그는 거대한 뿌리로 시대를 운다. 심장으로 받는 그..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김영천]꽃이 머문 난분 꽃이 머문 난분 김영천 연막 소독을 했다 일시에 모든 것이 가려지더니 조금씩 바람에 흩날리며 비밀스레 가리었던 것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저렇듯 하찮은 바람에도 쉬이 드러날 진실을 끝내 버티는 당신을 연민하느니, 봄이나 그리움 같은 것들이 끝내 제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 앞에 적나라..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김 철]한국춘란 한국춘란(韓國春蘭) 김철 남성다우면서도 여성다운 풀 중의 풀 고구려의 기상이 백제의 한을 껴안고 신라의 그 염려(艶麗)한 허리에 머문 듯한 강인하고 부드러운 아름다움의 극치로 보는 이의 가슴을 녹이는 풀 마약 같은 풀 몰아치는 비바람에 찢겨진 살도 산새와 산짐승에게 물어뜯긴 살도 오히려 ..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김종성]蘭 蘭 김종성 蘭, 미처 몰랐습니다 간밤에 내 머리맡에 하얀 꽃버선 벗어두고 가신 님이 바로 당신이었던 사실을. 그저 한마디 독백처럼 꿈속에 스쳐 지나는 소리 없는 바람인가 하였더니 그대 그 기막힌 향기와 모습에 취해 나의 님은 흠모로 저만치 유배되어 있습니다 심산유곡 사계절 눈(雪) 좀처럼 녹..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
[스크랩] [권의석]淸操한 素心 淸操한 素心 권의석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추슬러 청조한 한 송이 꽃을 피우고 단아하게 앉아서 임을 기다립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맑은 純粹한 素心 混濁한 세상을 초연하게 지키듯 산하를 내려다보는 고고한 자세 순백의 혀끝에 맺힌 이슬을 삼키며 임을 기다립니다. 때를 기다립니다. ※문학의 공간/◎蘭 예찬의 글 200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