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편지 / 冬木 / 지소영 겨울 편지 / 동목 지소영 겨울 아침 온순한 안개에 몸을 맡기며 합리화시켰던 얼룩을 내려놓습니다 사랑으로 포장하여 우리를 기만했다면 무릎을 꿇고, 빈 소유로도 감사했던 첫 마음을 되새깁니다 쉽게 다치고 포기한 우둔한 지혜 당신을 볼 때마다 파도가 되었던 날은 모순 없이 눈을 맞추고 하얀 ..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2.10
♧동행 / 冬木 지소영 동행 / 동목 지소영 반복되는 낭패에도 초연히 기다리고 갈대숲의 울음, 그림자를 지워도 뜨락의 난초는 봄을 틔우더라 슬픈 내 사랑 운명처럼 돌아오고 눈물 속에서도 꽃이 되는 것을 겨울 바다에도 비가 내리듯 당신도 젖기도 하고 모순의 파란 모래 강 그 한 자리 지키며 피멍 진 허벅지를 쓰다듬는..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2.04
♧당신은 아름다운 눈을 가졌어요 / 冬木 지소영 당신은 아름다운 눈을 가졌어요 / 冬木 지소영 마음으로 바라보며 잔잔함으로 반김한 목소리 *당신은 아름다운 눈을 가졌어요* 고정된 동공을 시선하며 천사의 기도가 울린다 이내 현미경으로 투시한 미세한 손의 움직임 달그림자를 뜨내더니 지구를 둥글리고 풀잎 자라듯 물줄기 뿌려지고 15분의 촬..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2.01
♧겨울 수채화 / 冬木 지소영 겨울 수채화 / 冬木 지소영 안개 한아름 아침을 사고 언 강물에서도 터지는 연꽃잎 배시시 허공에 시선 하나 놓고 부드러운 향기로 기억을 닮는다 당신이구나 꿈을 꾸곤 했어 창을 밀고 촉촉한 유리 살며시 문지르며 동동 떠 있는 별빛, 햇살에 말리면 은빛 수저에는 그만한 세월이 부서진다 폭등도 강..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1.28
♧고백 / 冬木 지소영 고백 / 동목 지소영 창을 열지 마세요 당신을 읽기가 두려워요 말없이 고개만 끄덕여요 떨림은 되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시고요 팔도 손목도 이불 속에 가두어 둘래요 당신으로 타버릴까 봐서요 등을 보이세요 모른 척할게요 예전에도 지금도 우리는 죄인이지 않았어요 한 번도 고백한 적 없었잖아요 ..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1.20
♧당신을 몰랐던 만큼 / 冬木 지소영 당신을 몰랐던 만큼 / 동목 지소영 마른 수풀 사이로 희끗희끗 그리움이 흔들립니다. 긴 계절 용케도 견디다 먼 길 저어 달려왔습니다. 겨울이 동그마니 기다려 준 것처럼 당신을 헤아리기까지 철없이 울었고, 상처만 갈증했어요 사람들은 아픈 축복의 통로를 알면서도 인내하지 못하곤 해요 뜻 없이 ..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1.13
♧살아간다는 일 / 冬木 지소영 살아간다는 일 / 冬木 지소영 그리움이 있기에 우리는 살아가는지도 몰라 살아 있다는 건 당신의 호흡을 느끼기 때문이야 살아가는 일 때론 깊은 산 속에서 다리도 불빛도 단절된 것 같지만 잎맥의 줄기 따라 새소리처럼 저며 안기는 흐름이 맑게 귀를 깨우기 때문이야 때로는 현실보다 갈망이 높아 ..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1.01.06
♧새해의 소망 / 冬木 지소영 새해의 소망 / 冬木 지소영 새해 첫날 새 빛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이루어지지 않았던 꿈 새 옷을 입혀 새 도전을 하고 싶다 아픔으로 얼룩진 날들 겨울 안개처럼 숨 고르기 어려웠어도 떨리는 새 기쁨으로 하얀 꽃을 피우고 싶다 달려오는 저 거대한 발자국 소리에 균열과 투쟁이었던 불협화음들..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0.12.31
♧빈 찻잔을 채우며 / 冬木 지소영 빈 찻잔을 채우며 / 冬木 지소영 커피 향처럼 은근히 쓴맛을 고백을 할까 허락되었던 삶에 게을러 녹이 슬었다고 허함을 이야기할까 지나고 돌아보니 내가 마신 술은 세상보다 독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마다 쓸쓸했던 그림자 사치였다고 그 어느 날을 모른다 하리 빈 찻잔에 하얀 우유를 채운다 그..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0.12.30
♧첫 눈 내리는 날 / 冬木 지소영 첫 눈 내리는 날 / 冬木 지소영 첫 손을 잡았다 켜지지 않은 등불 아래에서도 저처럼 녹았다 가지마다 목숨 걸고 너를 애무했다 하 수상한 기류에 숨 막혔던 세월 출퇴근길마다 펴지지 않았던 무거운 이맛살 무리에 비틀거리며 용케도 견디고 온 계절 품는 너를 안는다 포근하다 새 살이 돋고, 결 밑동.. ※문학의 공간/♧冬木 지소영님 2010.12.24